새로운 보조기기나 개조/제작 방법 및 기술, 뉴스 등을 전반적인 정보를 자유롭게 공유하는 게시판입니다.
※ 플랫폼의 성격에 어긋나거나 문제가 있는 게시물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꼭 ‘실적’이 없더라도 지원금을 받아 예술활동하고 싶어요”
2025.08.26
|
경기도재활공학센터
|
57
|
||
---|---|---|
“꼭 ‘실적’이 없더라도 지원금을 받아 예술활동하고 싶어요” | ||
첨부파일 | ||
더인디고 기자 박관찬 2025. 8. 14.
[더인디고=박관찬 기자] 무대 위에서 화려한 공연을 하는 예술가들을 보며 관객들은 생각한다. 공연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노력하고 연습하고 준비했을까? 공연의 수준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무대 위에서의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공연을 위해 열심히 준비했을 거라는 사실은 누구나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 예술인에게 장애가 있다면 어떨까? 관객들의 관점은 통일되지 않는다. ‘장애가 있는데도 예술을 한다’고 대단하고 감동적으로 바라보는 관점도 있고, ‘장애’라는 걸 전제로 하지 않고 냉정하게 바라보는 관점도 있는가 하면 ‘장애예술’ 자체를 새롭게, 또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어떤 관점이든 장애예술가 또한 무대 위에서의 공연을 위해 비장애예술가처럼, 아니 어쩌면 그보다 훨씬 더 많이 노력하고 연습하고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더인디고는 대한민국의 장애예술인들의 현실을 살펴보기 위해 장애예술인과 장애예술인을 지원하는 이들을 취재했다. 여기에서 ‘장애예술인’은 단어 그대로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 예술을 하는 사람’이다. 공연이나 전시 등의 ‘실적’이 있는지 유무와는 별개로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 예술을 하는 이와 그들을 지원하는 인력을 포함해 총 다섯 명을 만나 장애예술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원금=실적’이라는 공식
청각장애를 가지고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는 A 씨는 바이올린이라는 ‘예술’을 하면서 장애예술인의 예술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을 해보고 싶어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지원사업에 선정된 적이 없다고 한다. 왜 선정되지 못한 것 같냐는 기자의 질문에 A 씨는 ‘실적’을 이유로 들었다.
A 씨는 “장애예술인의 예술창작활동을 지원해주는 사업은 장애예술단체뿐만 아니라 서울문화재단과 같은 꼭 ‘장애’를 전제로 하지 않는 곳에서도 찾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업은 사업계획서에 예술활동과 관련된 ‘실적’이 있어야지 그만큼 선정될 가능성이 큰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A 씨는 바이올린을 취미로 배우고 있는데, 배우는 과정에서 청각장애로 인한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선생님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수어통역지원을 받고 싶은데일주일에 한번 진행되는 레슨을 위해 매번 수어통역지원을 받기가 쉽지 않다. 수어통역지원을 A 씨가 자부담으로 하고 싶으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닌 레슨비에 대한 부담도 커지게 된다. A 씨는 좋아하는 바이올린을 편하게 배울 수 있도록 수어통역지원이나 레슨 등에 대한 비용을 예술창작활동 사업비를 통해 지원받고 싶어한다.
A 씨는 “하지만 저는 온전히 취미로만 바이올린을 배워왔기 때문에 연주활동을 한 경력이 없어서 사업계획서에 적을 만한 내용이 부족하다”면서 “그리고 장애예술인의 예술창작활동 지원사업 대부분은 공연이나 전시와 같은 ‘실적’을 목표로 해야 지원이 가능한 것 같아서 저랑 맞지 않는 게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또 A 씨는 “장애예술인을 지원해주더라도 꼭 공연이나 전시를 전제로 하지 않고도 장애예술인에게 꼭 필요한 통역, 이동 등에 지원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면서 “꼭 실적을 목적으로 사업을 하게 되면 레슨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좋을지 몰라도 장애예술인이나 레슨하는 선생님 입장에서는 부담되는 부분도 클 수 있다”고 솔직한 의견을 밝혔다.
난타 공연을 하는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B 씨는 “아리를 보면 난타 공연을 할 때 가장 즐거워하고 행복해 보이는데, 냉정하게 그렇게 잘하는 실력도 아니고 어디 소속되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사업을 따내기고 쉽지 않다”고 아쉬워하며 “제가 장애예술인 지원사업 같은 거에 응모해보려고 하니까 정보가 부족해서 없어서 답답할 때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B 씨는 “장애예술인을 지원해주는 사업이 실적을 내세우기보다 장애인의 장애특성상 창작활동을 위해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곧바로 가시적인 실적을 기대하기보다 초반에는 순수하게 예술창작활동만 지원해주는 사업일 활성화해주면 어떨까 조심스럽게 건의하고 싶다”면서 “그러면 꼭 예술활동의 실적이 부족한 장애예술인들이 사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정산 처리가 간소화되었으면
지체장애가 있는 C 씨는 장애인식개선교육 강사로 강의를 가서 종종 휠체어 댄스공연을 한다. 장애예술인 창작활동지원사업에도 선정되어 사업도 수행하고 있는데, 사업비를 정산하는 과정에서 늘 불편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C 씨는 “사업비를 받아서 공연을 하고 대관을 하는 등 여러 가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건 너무 좋지만, 그 사업비를 처리하는 과정이 너무 번거로워서 힘들 때가 많다”면서 “문화예술시스템이나 e나라도움과 같은 사이트에서 회계업무를 하는 건 컴퓨터와 친하지 않은 저에게는 항상 스트레스가 되는 일”이라고 답답해했다.
개인으로 활동해서 특정 단체처럼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 없는 C 씨는 사업비 회계업무를 많이 어려워해서 활동지원사로부터 한번씩 지원받는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예정에 없던 활동지원시간을 회계업무에 쓰게 되면서 월별 활동지원 계획도 새로 생각해야 한단다.
C 씨는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경우, 장애예술인 창작활성화 지원사업을 신청(접수)하려고 할 때 창구를 만들어서 도와주더라”면서 “저는 그 접수를 하는 단계에서 지원해주는 건 너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저처럼 개인으로 활동하는 장애예술인들을 위해 회계업무도 어떻게든 지원받을 수 있는 창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어 C 씨는 “개인으로 활동하는 장애예술인들은 사실 무대 위에서의 화려한 공연을 준비하기 위한 과정뿐만 아니라 회계업무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발달장애인 예술가의 경우를 생각해 봐라. 발달장애인이 회계업무를 하기 쉽지 않으니까 부모나 주변 누군가가 회계업무를 해야 할 텐데, 개인 장애예술인에게 지원되는 금액이 크지도 않은데 회계지원인력에게 예산을 투자하기에 솔직히 많이 아쉬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C 씨가 어렵게 생각하는 회계업무는 장애예술인 지원사업으로 받은 사업비를 정산하는 과정에서 e나라도움에서 사례비 등 사업비 처리, 홈택스에서 원천세를 처리하는 과정들을 의미한다. 지원인력에 대한 사례비는 e나라도움에서 하고, 원천세는 홈택스에서 하는 등 업무 하나하나 까다롭고 꼼꼼한 부분이 많다.
C 씨는 “단 1원이라도 잘못 계산하면 나중에 사업이 다 끝난 뒤라도 회계엽무 보완하느라 엄청 스트레스를 받곤 한다”면서 “사업비를 지원받은 만큼 정확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건 백 번 이해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회계업무를 좀 더 간소화하여 장애예술인이 예술창작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주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출처: 더 인디고(https://theindigo.co.kr/archives/63804) |
댓글 0개
돋보기 기능을 위해 캡처 중입니다.....